[아티스트 인터뷰] 한국-프랑스 공동 협력 무용 창제작 프로젝트 <노 매터(No Matter)> – 에르베 쿠비 안무가 > No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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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인터뷰] 한국-프랑스 공동 협력 무용 창제작 프로젝트 <노 매터(No Matter)> – 에르베 쿠비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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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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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랑스 공동 협력 무용 창제작 프로젝트 <노 매터(No Matter)> 
- 에르베 쿠비 안무가


안녕하세요저는 프랑스 안무가 에르베 쿠비(Hervé Koubi)입니다프랑스 칼레브리브그라스칸에 기반을 두고 있는 에르베 쿠비 컴퍼니를 이끌고 있고요오늘은 부산시와 프랑스 칸시 공동 협력 프로젝트를 위해 부산국제무용제에 참석하고 있습니다무용을 중심으로 한 이번 프로젝트는 부산국제무용제에서 먼저 선보인 뒤칸 국제무용제 초청무대에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Q1. 이번 프로젝트가 어떤 작업인지 한 문장으로 소개해 주세요.


A. 한국 여성 무용수 10명이 함께하는 한국-프랑스 공동 협력 창제작 프로젝트입니다권력과 힘이라는 주제를여성을 중심으로 풀어냈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Q2.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2년 전 운 좋게도 BIDF(부산국제무용제)에 처음 초청을 받았었는데요그때 저희 무용단 무용수 14명과 함께 15년 가까이 월드 투어 중인 작품 <낮이 밤에게 빚진 것>을 선보이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습니다그때 관객과의 만남또 부산국제무용제 팀과의 교류가 저에게 정말 아름답고 강렬한 경험으로 남았는데요이 멋진 인연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는 생각에 워크숍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이 워크숍은 본래 단발성 프로그램으로별도 결과물이나 무대 없이 마무리될 예정이었습니다그래서 그다음 해에 제 오른팔이라 할 수 있는 페살 암라트(Fayçal Hamlat) 10년 동안 함께 작업해 온 무용수 압델가니 페라지(Abdelghani Ferradji)와 함께 다시 부산을 찾았고그때 여러 한국 무용수를 만났습니다.

흔치 않은 일인데그때 저는 여성 무용수들에게 특히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반해버렸달까요남성 무용수들도 정말 훌륭했지만요그래서 신은주 위원장님유진숙 사무국장님과 함께 진짜 공연으로 발전시켜 보자는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제가 부산에 왔을 때프랑스 칸에서는 모드 부아삭(Maud Boissac) 감독의 주도로 칸과 부산을 잇는 대형 문화 협력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었습니다부산이 그렇듯칸은 영화제로 유명한 도시이지만 무용제도 대규모로 개최하고 있죠우연의 일치였지만 그런 점도 저희에게 주요한 동기가 되어주었습니다그래서 부산과 칸한국과 프랑스 간의 문화적 유대를 기리고 조명하는 진정한 창작 작업으로 이 워크숍을 발전시키게 되었습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이번 프로젝트에는 프랑스의 칸 시 뿐만 아니라저희를 후원해 주는 네 도시 중 두 곳인 칼레 시와 그라스 시도 함께 참여했습니다첫 번째 레지던시가 진행된 곳이 바로 이 두 도시였고그 덕분에 이 작품이 빛을 보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Q3.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기대했던 경험은 무엇이었나요?


A. 솔직히 말씀드리자면따로 기대한 바는 없었습니다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제가 처음부터그러니까 25년 전 제 커리어를 시작할 때부터 외국인 무용수들과 함께 작업하는 것을 늘 좋아해 왔다는 점입니다. 

저는 캐스팅을 할 때 무용수 국적을 보지 않습니다그런데 신기하게도 최종적으로 남는 무용수 중 대다수가 외국인인 경우가 많았고제가 함께 작업하게 되는 이들도 대부분 외국인이었습니다.

그렇게 한국인 무용수 두 분도 프랑스에서 저희 컴퍼니에 영입하게 됐었죠김장 무용수와 김민정 무용수인데이 두 분이 저희 무용단에서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해주었습니다정말 훌륭한 무용수들이었습니다.

제가 처음에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다'라고 말씀드렸지만사실 한국에는 무척 성실하고 뛰어난 무용수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이번에도 그 사실을 다시 한번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Q4. 파트너 국가의 예술 환경을 접하며 새롭거나 놀라웠던 점이 있었나요?


A. 이런 경험은 언제나 안무가로서 저의 한계를 돌아보게 해주는 기회입니다저는 사실 이런 상황을 굉장히 좋아합니다다른 나라다른 문화의 무용수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실험해 볼 수 있다는 것그 자체가 저에게는 매우 매력적이고제가 예술에서 가장 먼저 추구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완전히 새로운 것이 있었느냐라고 한다면그렇지는 않았습니다저는 원래 외국인 무용수들과 일하는 것을 좋아하고또 한국인 무용수들과도 작업한 경험이 이미 있으니까요그 시간이 정말 좋았다는 게 가장 중요한 거죠.

하나 흥미로운 점이 있었다면한국이라는 나라의 안무 예술 분야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직접 목도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아주 아름답고긍정적이고강력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창작과 무용특히 현대 무용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진정한 열망뿐만 아니라 혁신을 향한 의지가 분명히 존재합니다굉장한 열의가 느껴지고무언가가 성장하고 자라나고 있다는 생동감이 있습니다.

저는 프랑스인이라는 사실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하지만 프랑스는 오래된 나라이고유럽 전반적으로도 그렇죠한국도 오랜 역사를 가진 나라이지만 프랑스의 현대 무용은뭐랄까요세월이 오래 지났다는 게 묻어납니다물론 그것도 좋지만요한국은 프랑스보다는 신생 분야라는 느낌이 있지만엄청난 열의와 의지높은 수준의 역량과 완성도를 위한 기준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제가 정말 놀랐던 부분이에요.

그런 높은 예술적 기준 덕분에 한국 현대무용은 역사는 조금 짧아도그 완성도와 예술적 수준은 절대 뒤처지지 않습니다이번에 초청된 여러 무용단들한국 무용수들그들의 높은 기준은 물론공연장의 시설이나 무대 기술진의 전문성까지인상적이었습니다.

 


Q5. 이번 경험과 <노 매터(No Matter)> 프로젝트가 당신의 창작 활동이나 앞으로의 작업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하나요?


A. 한 가지 특별한 점이라면제가 직접 이 선택을 했다는 것입니다저는 제 선택에 대해 설명하거나 정당화하는 게 달갑지 않습니다요즘 프랑스에서는 성()을 둘러싼 문제들에 대해 설명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강합니다남성과 작업하는지여성과 작업하는지트랜스젠더들과도 작업하는지 등등 말이죠저는 그런 기준으로 무용수와 작품을 선택하지 않습니다저는 제가 원하고영감을 받는 사람과 작업합니다저의 대표작 중에는 전원 남성 무용수들로만 구성한 것이 최소 두 편입니다하나는 15년 넘게다른 하나는 10년 넘게 세계 순회공연을 하고 있죠. 

여성 무용수들로만 구성된 작품도 올렸고남성과 여성을 함께 기용한 작품도 여럿입니다최근 작품 중 하나인 <솔 인빅터스(Sol Invictus, 무적의 태양신)>도 남녀 혼성 캐스팅이죠.

이번 경우에는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작년 워크숍에서 만난 무용수들에게 큰 매력을 느꼈고함께 작업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제 안무는 정말 역동적이고 강한 힘을 요하는데제가 제시하는 동작을 놀랍도록 잘 구현했거든요그래서 저도 제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궁금해졌죠이번 공동 창작품의 주제인 ''이라는 테마도이분들이 제게 힌트를 주고 영감을 준 거예요신비로운 일이죠.

모든 창작 작업은 제게 새로운 질문을 던집니다이를 통해 제 한계를 넓히고내가 아는 나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해주죠저는 모든 창작을 스스로를 돌아보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무용수들에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이런 과정을 통해 작품마다 무용을 바라보는 저의 시선이 조금씩 달라지고더 넓어지고 단련되는 거죠이번 공동 창작도 예외는 아닙니다저에게 절대 작지 않은깊은 경험으로 남을 것이라 믿습니다.

 


Q6.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예술가들과 함께 작업할 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A. 저는 여러 무용수와 함께 작업하는 것을 좋아하는데요. 이번 작품에서도 열 명의 여성 무용수가 무대에 오릅니다. 규모가 꽤 큰 구성이죠. 평소에도 열두 명, 열다섯 명, 많게는 열아홉 명까지 무대에 세운 경험이 있습니다. 저는 그런 작업을 좋아하고, 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제게 가장 중요한 질문은 바로, '어떻게 하나 될 것인가?'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안무의 차원을 넘어서는 철학적인 고찰입니다. 그리고 이 '함께함'을 위해 저는 춤이라는 언어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제가 끊임없이 창작하고 움직이게 되는 이유입니다.

제가 다른 나라, 다른 문화, 다른 역사적 배경 속에서 작업을 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에게 함께 춤을 춘다는 것은 서로 같아진다는 의미가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모두가 같은 동작을 정확한 박자에 맞춰서 추는 군무와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물론 군무의 가치는 깊이 존중합니다. 효과 면에서 확실하고, 역시나 많은 노력이 들어가죠. 다만 제가 추구하는 춤은 아닙니다. 저는 오히려 무용수들 간의 차이점을 드러내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번 작품에 함께 하는 열 명의 무용수가 한국인이잖아요. 사실 한 명은 결원을 대신해 합류한 일본인 무용수이지만, 어쨌든 이 열 명은 서로 전혀 닮지 않았어요. 같은 나라 사람들이지만 서로 매우 달라요. 저는 이 다양성이, 여러 나라가 아닌 어느 한 나라에 대해 이야기할 때조차도 매우 흥미롭고 아름다운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국가나 한 문화를 강력하게 만드는 것은 다양성을 담아낼 때라고 믿습니다. 서로 다른 몸, 경험, 인생의 발자취, 또 테크닉의 차이까지. 이 작품에 참여한 한국 여성 무용수들이야말로 이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참으로 인상 깊었습니다.